'32강 탈락' vs '우승 후보'…왜 이렇게 벌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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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대회에서 팬들을 더 화나게 한 건 더 크게 벌어진 우리와 일본 축구의 실력 차입니다. 졸전 끝에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한국과 '죽음의 조'를 2위로 통과해 '우승 후보'로까지 꼽히는 일본의 상황이 너무나 대조적입니다. 축구협회의 철학과 장기적 계획의 유무, 그리고 감독의 역량이 두 나라 축구의 큰 간격을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계속해서 하성룡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가 4강 신화를 쓰고 일본은 16강에서 탈락해 주최국의 희비가 엇갈린 뒤, 두 나라 축구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걸어왔습니다.
연령별 대표팀부터 A대표팀까지, 같은 축구 철학을 공유하는 일본의 '시스템 축구'는 뿌리부터 단단해져 세계적인 전력을 만들었습니다.
국가대표 감독도 '스타 출신' 대신 바닥부터 실력을 다진 지도자가 맡았습니다.
연령대별 대표팀 사령탑을 거친 모리야스 감독이 2018년부터 지휘봉을 잡은 일본 대표팀은 특유의 패스 축구에, 강력하고 유기적인 팀 압박으로 빠르게 공을 빼앗아 공수 전환 속도를 높이는 '컴팩트'한 축구를 덧입혀 이번 대회 우승 경쟁의 '다크호스'로 떠올랐습니다.
반면 축구협회의 행정 난맥과 장기적인 비전 부재, 원칙 없는 대표팀 감독 선임까지 숱한 악재가 겹친 한국 축구는 상대적으로 뒷걸음질 쳤습니다.
이번 월드컵은 두 나라 축구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줬습니다.
우리 대표팀이 '굴욕적인 참사'를 겪은 반면,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네덜란드, 튀니지, 스웨덴을 상대로 압박 횟수에서 상대를 압도했고, 미토마와 미나미노, 엔도 등 주전들의 부상 이탈에도 26명 중 23명을 유럽파로 채워 매 경기 베스트 11에 3명 이상 변화를 가져가며 5명이 7골을 터뜨려 조별리그를 1승 2무로 통과했습니다.
월드컵 전 평가전에서 브라질과 잉글랜드마저 꺾으며 '우승 후보'로도 꼽힌 일본은 내일 브라질과 32강전에서 이변을 노립니다.
[모리야스/일본 축구대표팀 감독 : 우리는 스스로 우승을 노릴 수 있는 '다크호스'라고 생각하고, (브라질전에서) 새 역사를 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월드컵 개막전 피파 랭킹이 일본이 18위, 한국이 25위였지만, 현재 32위로 추락한 한국이 17위인 일본을 넘보기조차 어려워졌습니다.
세계적인 강호가 된 일본과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된 한국의 대조적인 위상이 우리 축구 팬들을 더욱 슬프게 만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김종태, 디자인 : 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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